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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행복론 _ 나에게 질문하기 "나는 왜 아이에게 화가 났을까?"
    끄적끄적 2022. 7. 21. 09:30

    앞서 말한 내 안의 욕구들과 외부의 상황들이 맞아떨어질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 1차원적 행복이라면 2차원적인 행복은 '나는 왜 지금 화가 나지?', '나는왜 짜증이 나지?'라고 자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도 몰랐던 욕구를 찾아가는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2차원적 행복은 대인관계 속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특히나 육아 상황에서 더욱 많이 나타난다. 가령 예를 들면, 아침부터 남편과 한바탕 언쟁을 펼치고 아이 등원준비를 시킬 때면 아이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며 온갖 화와 짜증을 아이에게 쏟아부을 때가 있다. 정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셈이다. (옛말 틀린거 하나 없다더니... 이것도 옛말이네. 소름) 그리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는 후회가 물밑듯이 밀려온다. 이따 하원하면 잘해줘야지 라고 다짐해 보지만 아침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모든 행동이 내 눈에 차지 않는다. 이건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원인은 남편과의 말다툼으로 내 감정이 상해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다 하지 못한 말들이 내 안의 욕구가 되어 쌓여있다보니 애꿎은 아이에게 화만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퇴근 후, 남편과 이야기하며 안에 담아두고 하지 못했던 말들을 털어놓고 나니 기분이 후련하고 아이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이 얼마나 못난 엄마인지. (아이는 엄마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소름)

     

     그래서 그 뒤로는 아이에게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라는 질문보다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려고 노력한다. 굉장히 의식하고 있어야지 안 그러면 때를 놓치고 만다. 차분해지기 쉽지 않지만, 매우 어렵지만 육아를 하며 화가 나는 순간에 '나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거의 대부분 아이보다는 그 외의 상황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육아를 예로 드는 이유는 육아 말고는 이렇게 화가 나는 일이 거의 없다. 육아는 거의 모든 것이 나의 통제 밖이므로.) 등원 준비해야되는데 하라는 양치는 안하고 옷도 안 갈아입고 빨개벗고 돌아다니기나하고 있고.. 휴. 화가 머리 끝까지 나는 상황에서 한숨 한번 쉬고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이가 버스 시간에 늦는다는 걱정도 있지만 사실은 아이를 빨리 보내고 내 시간을 갖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버스 늦으면 그냥 차로 데려다 줘도 되는데 (유치원이 너무 멀거나 운전을 못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나는 웃고 있는 애의 얼굴에 온갖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며 기어코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생각에 미치고 나면, 아이를 대할 때 내 목소리의 온도가 달라지고 아이는 그 온도를 캐치하고 내 말에 순응해 준다. 화로 상황을 다스릴 때는 튕겨나갈 것처럼 같이 악을 쓰던 아이에게 '하하하' 같이 웃어주고 '그런데 이제 그만 나가야 해, 옷 입어보자. 몇초 내로 입나 세어볼까, 하나, 둘, 셋' 하면 경쟁상대도 없는데 열을 내며 옷을 입고 의기양양하게 나를 쳐다본다. 그럼 나는 또 눈을 크게 뜨며 대단하다고 얘기해주고 사이 좋게 집 밖을 나선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 

     

      화를 내지 말아야지, 가 아니라 왜 화가 나는지 내 안의 감정들, 욕구들을 자세히 살펴볼 시간이 엄마들에게는 별로 없다. 정말이지 아침은 너무 바쁘고 오전은 진짜 바쁘고 오후는 정말 바쁘기 때문이다. 아이의 식사, 집안일, 저녁 준비, 거기에 아이랑 놀아주기 까지. (아고 기빨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행복과 나의 만족, 기쁨은 어디에 있는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은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찾아보아야 한다. 그 누구도 나의 욕구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편도. 남편은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존재일 수는 있어도 찾아주는 사람일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육아로 고생한 엄마들이여, 자신의 욕구를 분명히 알고 애꿎은 애들 잡지 말고 남편을 잡읍시다 ㅋㅋㅋㅋ(농담입니다.) 나의 소소한 욕구들을 외면하지 말고 그것을 이뤄주고, 나의 욕구들을 발견해주고 채워주면서 작고 소중한 행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하루하루가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지금 나의 소소한 욕구는 달달한 아이스크림 한개 먹기. ㅋㅋ 먹을 때는 맛있고 좋았는데 먹고 나서 후회하는 건... 그저 의지부족이었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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